도시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벌어지는 명도 소송의 핵심 쟁점인 '상가임차인 영업손실 보상'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명확한 판단과 그에 따른 사업장별 파급력을 법률 전문가의 시각으로 분석한다.
도심 내 노후 단지를 정비하는 재건축사업이나 가로주택정비사업 현장에서 가장 첨예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는 지점은 단연 상가임차인에 대한 '명도(건물 비우기)' 과정이다. 막대한 인테리어 비용을 투자하고 단골 고객을 확보해 생업을 이어가던 상가임차인들이, 어느 날 갑자기 정비사업이라는 명목하에 단 단 푼의 영업손실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쫓겨나야 하는 현실은 형평성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17
이에 대해 정비사업 전문 공대호 변호사는 최근 칼럼을 통해 이 논란에 쐐기를 박은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의 결정(2020.4.23. 선고 2018헌가17)을 재조명했다.17 현행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정비사업의 관리처분계획인가가 고시되는 시점부터 종전 건축물의 임차인은 사용 및 수익 권리가 즉시 정지되며 퇴거 의무가 발생한다. 임차인 측은 영업 터전을 강제로 상실함에도 불구하고 재개발과 달리 재건축 등에서는 별도의 영업손실 보상 규정이 없는 것이 헌법상 재산권 보호 원칙 및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며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17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재건축사업 등이 본질적으로 민간 소유자들의 자치적인 재산권 행사 성격이 강하며, 상가임차인의 영업권 상실은 임대차 계약의 종료 등에 따른 부수적 결과일 뿐, 국가가 공익사업을 위해 강제로 수용하는 재개발사업의 손실보상 요건과는 그 궤를 달리한다고 보아 해당 도시정비법 규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판단했다.17
공 변호사는 이 합헌 논리가 최근 소규모 주거환경 정비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는 가로주택정비사업 현장에도 예외 없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강조했다.17 이번 헌재 판례의 재확인은 속도전을 펼치는 정비사업 조합 측에게는 명도 소송 및 강제 집행의 강력한 법적 명분을 제공해주었으나, 동시에 국가적 차원에서 철거 민간 영세 상인들을 위한 최소한의 간접적 지원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입법적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