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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후 문주 설치, 하자일까? 아닐까? 대법원의 예측 가능성 판단 기준"

  • 이재은 기자
  • 입력 2025.05.23 12:08
  • 조회수 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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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법무법인 이로 박병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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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기대했던 조망이 설계변경으로 인해 제한된다면 분양자에게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최근 대법원은 분양계약 후 설계변경으로 발생한 환경 변화가 수분양자가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인지가 책임 인정의 핵심 기준이라는 중요한 판결을 내렸습니다. 분양계약 당시 제공된 기본적인 건축 계획을 기준으로, 수분양자가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었던 변화에 대해서는 하자담보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의미있는 판결입니다.

 

피고인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서울 은평구 일대에 아파트를 신축하였습니다. 원고들은 피고와 이 아파트의 2층 또는 3층 호실에 관한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완납한 소유권자들입니다.

 

피고가 입주자 모집 당시 제공한 자료에는 원고들의 아파트 동 사이 진입로에 문주 설치가 예정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피고는 20205, 원고들의 아파트 동 사이 진입로에 길이 22.8m, 높이 7m, 4m 규모의 문주를 설치하고, 경비실 위치를 변경하는 내용의 사업시행변경인가를 받아 설치하였습니다.

 

원고들은 피고(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를 상대로 분양계약상의 채무불이행 또는 하자담보책임에 근거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원고들은 피고가 분양계약 후 설계를 변경하여 당초 예정되지 않았던 문주(부문주)를 설치함으로써 원고들이 기본적인 건축 계획에 따라 누릴 수 있었던 조망이나 경관상의 이익을 침해했고, 이로 인해 분양계약의 목적물로서 갖추어야 할 품질이나 성질을 갖추지 못하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원심법원은 피고가 부문주를 설치함으로써 원고들이 기본적인 건축 계획에 따라 누릴 수 있었던 조망이나 경관상의 이익을 침해하여, 원고들 소유 아파트가 예상할 수 있었던 범위를 벗어나 분양계약의 목적물로서 갖추어야 할 품질이나 성질을 갖추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피고가 분양계약상의 채무를 불이행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했습니다(2024267994).

 

"아파트 분양계약에서 분양자의 채무불이행책임이나 하자담보책임은 분양된 아파트가 당사자의 특약에 의하여 보유하여야 하거나 주택법상의 주택건설기준 등 거래상 통상 갖추어야 할 품질이나 성질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 인정된다. 여러 동의 아파트를 하나의 단지로 이루어 건축한 후 그 구분소유에 속하는 세대별로 분양하는 경우에 각 세대의 일조나 조망, 사생활의 노출 차단 등에 관한 상황은 아파트 각 동·세대의 배치 및 구조, 아파트의 층수, 아파트 각 동·세대 사이의 거리 등에 관한 기본적인 건축 계획에 따라 결정된다.“

 

"기본적인 건축 계획은 분양계약 과정에서 계약서 및 그 부속서류, 광고·설명 자료를 통하여 수분양자에게 제공되어 계약의 내용을 이루게 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분양자는 기본적인 건축 계획에 의하여 결정되는 일조나 조망, 사생활의 노출 등에 관한 상황을 예상하고 받아들여 분양계약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다.“

 

"아파트 분양계약 체결 후 설계변경으로 아파트 단지 내에 추가로 구조물 등이 설치되고, 그러한 설치로 분양된 아파트 각 동·세대의 환경에 일정 부분 변화가 있더라도 그것이 기본적인 건축 계획으로부터 수분양자가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두고 아파트가 분양계약의 목적물로서 거래상 통상 갖추어야 하거나 당사자의 특약에 의하여 보유하여야 할 품질이나 성질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부문주 설치로 인한 시야 제한이 중대하지 않고(최대 20% 정도), 분양계약서에 '단지 조경 시공계획은 변경될 수 있음'을 명시했으며, 원고들의 세대는 저층에 위치해 설계변경으로 인한 시야 제한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부문주 설치가 건축법규를 위반하지 않았고, 설계변경 절차에도 하자가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수분양자의 예측 가능성'을 하자담보책임 인정의 중심 기준으로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분양계약 당시 제공된 '기본적인 건축 계획'이 계약 내용을 이루며, 수분양자가 이를 통해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의 변경은 하자담보책임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본 사안에서 부문주 설치로 인한 시야 제한이 미미하고, 계약서에 변경 가능성이 명시되어 있었으며, 저층 세대의 특성상 일정한 시야 제한을 예상할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법원의 판단은 합리적입니다.

 

다만, 분양사업자들은 이 판결을 무조건적 면책 근거로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설계변경이 수분양자의 예측 범위를 넘어서는 중대한 변화를 가져온다면 여전히 책임을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판결은 아파트 분양계약 관련 실무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건설사나 시행사는 분양 시 기본적인 건축 계획을 명확히 제시하고, 변경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야합니다. 수분양자는 계약 체결 시 건축 계획을 꼼꼼히 검토하고, 설계변경 관련 조항의 의미와 범위를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법률 실무자는 분양계약 관련 분쟁에서 '기본적인 건축 계획''수분양자의 예측 가능성'이 핵심 쟁점임을 인식하고 사안을 분석해야 합니다. 이번 판결은 그동안 불분명했던 하자담보책임 인정 기준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 사건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판결은 아파트 거래의 안정성과 당사자 간 합리적인 책임 분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분양자와 수분양자 모두 이 기준을 인식하고 각자의 권리와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다면,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고 건전한 부동산 거래 문화 조성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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