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법원 2025두35499 판결 분석

증여세 신고 시 보충적 평가방법을 선택했지만, 이후 감정가액이 시가로 인정되어 세금이 추가 부과된 사건에 대해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번 판결은 증여재산의 가액을 결정하는 평가기간 밖의 감정가액도 시가로 볼 수 있는지, 그리고 관련 시행령 규정이 위임입법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지를 명확히 했습니다.
원고들은 부모로부터 아파트를 증여받은 후, 시가를 산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공시가격 등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증여세를 신고하고 납부했습니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해당 아파트에 대해 두 곳의 감정평가법인이 산정한 감정가액의 평균을 시가로 보아, 원고들에게 증여세를 추가로 부과했습니다.
원고들은 이 과정의 근거가 된 시행령 규정이 증여 합의를 해제할 자유를 침해하고, 상위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심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가 구 상증세법 제4조 제4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당사자들이 증여를 합의 해제할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거나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시행령 규정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각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했습니다(2025두35499 판결). 주요 판결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재산의 평가란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재산이 갖는 가치를 화폐 단위로 환산하여 산정하는 것을 말한다.
구 상증세법 제60조 제1항 및 제2항은 시가가 객관적인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한 것이어야 함을 전제로 그 구체적인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위임하고 있다.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는 객관적 교환가치에 부합하도록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가액을 산정하기 위해 평가기간에 해당하지 않는 기간 중에 속한 매매 등의 가액일지라도 이를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시가로 볼 수 있는 요건을 별도로 구체화·명확화하고 있는바, 이 역시 모법인 구 상증세법 제60조 제1항 및 제2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무효의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시가주의 원칙의 고수입니다. 우리 법은 증여재산 평가 시 실제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가격인 시가를 최우선으로 합니다.
원칙적으로는 증여일 전후 일정 기간인 평가기간 내의 가액을 시가로 보지만, 설령 그 기간을 벗어났더라도 가격 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고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친다면 시가로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특히 대법원은 시행령에서 정한 시가의 범위가 단순히 예시일 뿐이며, 최대한 객관적 가치에 근접하게 재산을 평가하는 것이 입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았습니다.
많은 납세자가 증여세 신고 시 평가기간만 지나면 공시가격 등 보충적 평가방법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과세관청이 평가기간 밖의 감정가액이라 하더라도 이를 시가로 적용하여 과세할 수 있는 시행령 규정이 법적으로 정당함을 확인해주었습니다.
결국 증여를 계획할 때는 단순히 신고 시점의 규정만 볼 것이 아니라, 추후 과세당국이 별도의 감정평가를 통해 시가를 재산정할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합니다. 시가라는 개념은 법이 정한 특정 기간에만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재산이 가진 본연의 가치를 반영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